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건물 부문의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중에서도 그린리모델링은 건물 부문에서 효과적인 탄소 저감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 건물 부문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5%를 차지하며, 이 중 연면적 기준으로 약 19.2%가 노후 건축물이다. 특히 주거용 건물의 경우, 약 20.6%가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로 분류된다(링크).
건물은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30~40%를 차지하는 만큼, 단열 성능 강화, 고효율 냉난방 시스템 도입, 신재생에너지 활용 등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이를 통해 에너지 비용 절감과 실내 환경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린리모델링은 건축물의 수명을 연장하고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정부의 친환경 정책 및 규제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방안이다. 최근 ESG 경영이 기업들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그린리모델링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개인, 기업,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필수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서울특별시 노원구에 위치한 천보경로당은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사업의 대상지 중 하나다. 노원구는 서울 내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며, ZEB(Zero Energy Building) 조기 도입 등 건축 분야 탄소중립 정책이 활발한 곳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2024년 ‘탄소중립 선도도시(Net-Zero City)’로 선정(링크)되었다.
그린리모델링 사업은 일반적인 환경개선 사업과 다르게 탄소 감축이 핵심 목표이므로, 에너지 절감 목표 및 추진 조건이 설정되어 있다. 이를 위해 공공건축물 중 사용승인 후 10년이 지난 도서관, 보건소, 경로당, 아동복지시설, 마을회관 등을 대상으로 사전 기획과 건물 진단을 거쳐 적정성을 판단한 후, 최적의 사업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특히 사전 기초조사를 하면서 건축물의 에너지성능, 건축성능, 편의성, 경제성을 고려하여 성능향상 방안과 개선안을 검토하게 되고, 이때 설정된 에너지 절감률 또는 필수요소의 성능이 저하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설계를 해야 한다. 아무래도 설계를 진행하거나, 시공을 하게 되면 진행 여건에 따라 건물 사용자의 의견이 더 들어가거나, 특정 부위는 해체 후 현장여건이 확인되면서 설계․시공 사항이 일부 변경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최초 사업선정 시 기획된 내용과 크게 달라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런 변경사항을 고려하여 사업운영지침이 설정되어 있고, 제20조에 따르면 계획 변경에 대해서 세세하게 할 수 있는 사항과 할 수 없는 사항을 지정하고 있다. 특히 중대한 변경(에너지공사 사업비 20% 이상 감소하거나 필수공사 적용계획에 변경이 발생)이거나 추가지원공사비가 총 공사비의 30%를 초과하는 사항, 추가지원비가 신청대비 20% 이상 증가하는 경우 등 설계진행 시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요소가 다수 있다.
물론 설계를 진행하면서 다수의 문제는 경미한 변경에서 발생한다. 최초 기획 당시에는 전반적으로 개선을 지시했지만, 공사비 및 현실여건이 이에 부합하지 않으면서 미세한 공사 범위가 조정되기도 한다. 특히 비냉난방 공간이나 필수공사(단열)의 면적 등이 변경될 때가 있어서 이에 대한 조정 작업도 자주 마주하였다.
천보경로당은 준공 후 25년이 지난 지상 2층, 지하 1층 구조의 건물이다. 1층은 주로 할머니들이, 2층은 할아버지들이 사용하며, 지하 1층은 창고로 활용되고 있었다. 외관은 비교적 깔끔했지만, 건축적 개선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단열 성능이 현저히 낮았으며, 겨울철 난방에너지 사용량이 매우 높은 상태였다. 또한, 조사 과정에서 석면 자재가 일부 발견되어 석면 제거 공사가 필요했다.
사전 기획 결과, 에너지 개선을 통해 1차 에너지 소요량 기준 34.4% 절감이 가능하다고 판단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설계를 진행하였다.
건물 외부는 외벽의 여러 장식요소와 진입부 기둥 등이 있었고, 외단열 계획 시 조정하거나 문제가 되는 부분이 상당히 있어서 해당 부위를 남겨둘 것인지, 부분철거를 할 것인지 논의를 하였고 결국에는 최초 기획대로 외단열을 잘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첫 문제가 배치에서부터 발생했다. 벽체 외부로 외단열을 진행하려 보니 기존 건물의 벽과 담장 사이에 주차구획이 2대 있었다. 벽체 두께가 단열재를 포함하여 증가하면 기존 주차구획을 지킬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주차장 부위 쪽은 외단열이 불가능하였다. 그래서 해당 부위는 단열재를 설치하지 않거나, 내단열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는데 내단열 부위가 계단이어서 계단으로서의 폭이 문제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계단 부위는 냉난방 장치가 설치되지 않는 공간이므로 실제로 사용하는 공간을 기준으로 냉난방 공간을 다시 재설정할까도 고민을 했었는데, 공사비와 공사범위가 너무 변경되어 부대공사 비율 등 그린리모델링 조건을 맞추는 것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서 최종적으로는 내단열로 고려하였다.
그리고 해당 건물의 공간 사용 방식이 실내 할머니 실을 사용하다가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외부로 나간 뒤 화장실로 들어가는 이용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이런 부분에서도 전통 건물은 화장실을 집 안에 들이지 않고 외부로 나가서 사용했던 이용특성이 담겨져 있었는데 실내측으로 문을 내고 조정하려는 검토를 했었는데, 설비 배관이동이 수반되는 계획이 되어, 공사비가 문제가 돼서 외벽부위를 외단열에 맞게 조정하는 정도로 마무리 하였다.
이 경로당은 2층은 할아버지, 1층은 할머니가 주로 사용하시고, 지하1층은 창고 성격을 지니긴 했으나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사용하지 않는 점을 착안해서 실제로 냉난방 장치를 창고에 계획하지 않았었고, 법적으로는 하지 않아도 무방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따뜻하게 지내시기 바라는 마음으로 1층 슬래브 하부에 150mm 단열재를 추가하였다. 이로서 실제로 냉난방을 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공간이 단열이 된 냉난방 공간으로 새롭게 설정되었다.
공사는 꼼꼼하게 진행해주신 시공사 덕분에 무난하게 진행될 수 있었고, 로이삼중유리와 로이복층유리 이중창을 기밀테이프와 팽창테이프를 이용하여 붙여나갔다. 전열교환환기장치는 공사 중간에 스펙을 한 번 더 좋은 장비로 강화해서 공기질 측정(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과 연동된 스마트 기기로 설치하였다.
아무래도 리모델링 공사이다 보니 기존 구조물과 배관/배선 일부를 그대로 사용하여야 하는 한계가 있어서 실제로 공사 도중 계획요소가 아닌 사항이 튀어나오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고민할 때가 많다. 이 사업에서는 계단실 일부 구간 외단열을 내단열로 변경하고, 기획당시에는 지하1층까지 냉난방공간으로 보고 진행했던 부분을 수요기관과 면밀히 논의하면서 지하부분의 단열 위치를 변경하였다. 이에 따른 냉난방 사용 면적이 전반적으로 변했기 때문에 사업변경계획 신청을 하였고, 냉난방장치를 주가로 더 개선하여 에너지절감량을 5% 미만으로 하락한 경미한 변경으로 마무리 하였다.
2024.12.19(목) 10:30, 오승록 노원구청장 및 구의원님과 여러 관계자가 참여하여 멋진 천보경로당 준공식을 지냈다. 많은 분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푸짐한 식탁 위 돼지머리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천보경로당의 그린리모델링 사업은 노후 공공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중요한 사례 중 하나가 되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절감하는 동시에, 이용자들의 쾌적한 실내 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이러한 사업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