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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탄소중립을 위한 건물 수명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인증체계의 개선방안 및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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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4.11.18 17:10:41
  • 조회수 12

박창영 ㈜에너지엑스 대표

들어가며...


2009년 코펜하겐 기후변화 정상회의 이후, 정부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BAU) 대비 30% 감축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국가 정책으로 빠르게 실행해 왔다. 이로 인해 ‘친환경주택 건설기준’, ‘건축물 에너지 효율등급인증’ 등의 제도가 신설되었으며 기존의 녹색건축인증 제도의 기준 또한 지속적으로 강화되었다. 이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전략이자 건축물 부문에서 탄소 중립을 실현하려는 중요한 정책적 흐름을 보여준다.
특히, 건축물 에너지 성능을 규정하는 에너지절약계획서의 부위별 단열 기준은 이러한 노력의 주요 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1979년부터 2008년까지 약 30년간 부위별 단열 기준이 총 4회 개정되었으나, 2010년부터는 2~3년 주기로 단열 기준이 강화되었다. 이로 인해, 불과 10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18년에는 패시브하우스 수준에 근접하는 단열 기준이 의무화되었고, 이는 단기간에 적극적인 정책 변화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행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림 1 - 국내 단열 기준 연도별 변화 추이

 

 

2018년 IPCC 총회와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2018년 IPCC 총회에서 한국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Net-Zero)을 달성하겠다는 국제적 이니셔티브에 동참했다. 이후 2023년 발표된 ‘녹색성장 국가전략 제1차 국가 기본계획(2023.04.12)’에 따르면, 건물 부문에서의 탄소 저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신축 건물과 기존 건물을 구분하여 추진 전략을 세웠다. 신축 건물의 경우 제로에너지 건축물 의무화를, 기존 건물은 그린리모델링을 유도 및 활성화하는 정책을 제시하였고 이를 통해 2050년까지 건물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88.1% 감축해야 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림 2 - 녹색성장 국가전략 제1차 기본계획 中 건물 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추진 방향

 

 

제로에너지 건축물 및 그린리모델링 정책 현황


제로에너지 건축물은 현재 수정된 의무화 로드맵을 따라 시행되고 있으며, 주로 신축 건축물에 적용하기 용이하다. 그러나 기존 건물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그린리모델링을 더욱 활성화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무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린리모델링 제도는 단열, 창호, 냉난방 설비, 조명, 신재생에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개선하여 기존 대비 일정 수준 이상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달성해야만 정책적 지원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그린리모델링은 주로 건축 후 최소 10~15년 이상 경과된 건축물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상 건축물이 한정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현재까지 그린리모델링은 공공 건축물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민간 건축물로의 확산이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민간 건축물에 대한 그린리모델링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민간 부문에서도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 확대와 구체적인 의무화 방안 마련이 필수적이다.

 


건물 수명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인증체계 제안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 건물 역시 탄소중립형 건물로 유지되고,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따라 필자는 다음과 같은 운영단계 인증제도 활성화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은 신축 건물을 대상으로 적용하되, 이를 통해 새로 건축되는 건물들이 초기부터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갖추도록 유도한다. 
둘째, 15년 이상 경과된 기존 건축물의 경우, 그린리모델링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되, 건물의 노후화 상태를 고려하여 리모델링 대상 건물을 선별한다. 이는 예산과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중요한 과정이다.
셋째, 이미 운영 중인 건축물의 경우, 인증 유효기간을 단축하여 일정 기간마다 재인증을 받도록 하고, 운영 단계에서도 인증 기준을 유지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도입한다. 이러한 운영단계 인증제도는 건물의 실질적인 에너지 성능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게 함으로써 건물 부문에서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접근은 건물의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일관된 에너지 성능 유지와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하여 탄소중립 실현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다.

 

 

LEED 인증 사례를 통한 운영단계 인증의 필요성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제도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인정받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 제도로, 건축물의 지속 가능성과 에너지 효율을 평가하는 다양한 기준을 갖추고 있다. LEED는 신축 건물뿐만 아니라 내부 인테리어, 기존 건물의 리모델링, 건물의 운영 및 유지 관리 단계까지 아우르는 여러 인증 체계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건물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친환경성과 에너지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LEED 인증은 건물 운영 단계에서도 지속적인 성능 평가와 관리를 장려하는데, LEED O+M(Operations and Maintenance) 인증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 인증을 통해 건물 운영 동안에도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가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건물 운영을 실현할 수 있다. LEED 인증 체계는 환경적 책임을 다하려는 기업이나 기관에서 필수적으로 고려하는 국제적인 인증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림 3 - LEED 인증제도 개요 및 체계

 

국내 녹색건축인증제도는 기축 건축물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으며,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제도도 신축과 기축을 구분하지 않고 인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건물 운영단계에서 인증 취득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은 실정이다. 
반면, LEED 인증 제도에서는 건물 운영단계에 해당하는 LEED O+M(Operations and Maintenance) 인증 취득이 활성화되어 있다. 국내에 LEED 인증제도가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총 660개 프로젝트가 등록되었으며, 그중 약 15%에 해당하는 99개의 프로젝트가 LEED O+M(Operations and Maintenance) 인증으로 등록되었다. 이는 국내에서도 LEED 운영단계 인증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차이는 국내 글로벌 기업과 외국계 기업들이 LEED 인증 건물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이러한 기업들은 ESG 목표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건물의 친환경성을 중시하고 있으며, LEED 인증 건물을 입주 건물로 선호한다. 이는 ESG 목표가 중요해짐에 따라 LEED와 같은 운영단계 인증이 기업의 환경적 책임과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는 대표적인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 4 - 국내 LEED 인증 체계별・연도별 취득 사례

 

아래 그림에 제시된 LEED O+M 인증 사례에서, 서울 파이낸스 센터와 강남 파이낸스 센터는 초기 ‘Gold’ 등급에서 ‘Platinum’ 등급으로 상향된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이 두 건물은 약 5년 주기로 운영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여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최적화된 설비 시스템으로 교체하고, 건물 관리 시스템을 개선했다. 이러한 노력은 운영 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건물의 운영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에너지 절감을 위한 여러 기술적 개선을 반영하여 LEED 최고 등급인 ‘Platinum’ 등급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는 LEED O+M 인증의 지속적인 성과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례이며, 다른 건축물들도 운영 단계에서의 인증 유지와 성능 개선을 통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림 5 - 강남 파이낸스 센터 – LEED Platinum 인증 사례

 

그림 6 - 서울 파이낸스 센터 – LEED Platinum 인증 사례

 

 

마무리하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것은 반드시 달성해야 할 국가적 목표이자 비전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축 건물 뿐만 아니라 기축 건물에서도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강력한 이행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기축 건물의 탄소 저감을 위해 그린리모델링을 활성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우선 공공 건축물에서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민간 건축물에서도 그린리모델링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건물 인증제도의 유효기간을 단축하고, 건물 운영단계에서도 인증 유지 및 갱신을 의무화함으로써 보다 짧은 주기로 지속적인 관리와 성능 유지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방안을 통해 건물 운영단계에서도 철저한 에너지 관리와 성능 개선을 유도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국가의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